울산시장 노점상, 철거 통보에 반발-구청 방침도 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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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박수지 기자 = "40년 동안 장사해 왔는데, 말 한마디 없다가 갑자기 나가라고 하면 어찌합니까!"
 
25일 낮 12시께 울산 동구청 앞. 소복에 빨간 머리띠를 두른 동울산종합시장 노점상인과 민주노점상전국연합이 목청껏 "생존권 보장"을 외쳤다.
 
동울산종합시장부터 동구청까지 약 1㎞를 행진해온 이들은 "구청장 얼굴 좀 보자"며 건물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굳게 닫힌 문에 가로막혔다.
 
 격분한 노점상인들은 "우리도 구민인데 왜 못 들어가느냐"며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욕설과 함께 유리문을 붙잡고 거칠게 흔드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10여분간 상인들의 항의가 계속됐지만 구청 직원들은 건물 안에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들이 구청을 항의 방문한 이유는 동울산종합시장 공영주차장과 고객지원센터 조성 사업 때문이다. 동구가 전통시장을 살리자며 두 사업을 추진했지만, 막상 준공을 앞두고 노점상이 문제가 됐다.
 
주차장 한쪽에 조성되는 소공원 입구가 노점상에 가로막혀 주민들 통행이 쉽지 않은 것이다.
 
 동구는 지난 10일 공원 입구 쪽 약 20m 구간의 노점상 7~8곳에 자진철거를 요청했고, 상인들은 단체로 반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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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인들과 동구는 문제 해결을 위해 16일에도 면담했지만,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민주노점상전국연합은 "40년 동안 지켜온 일터고, 7년 전에는 동구청과 합의해 장사를 이어왔다"며 "그런데 아무런 상의도 없이 갑자기 철거하라니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억울한 마음에 면담이나 하자는 건데, 구청장은 문까지 봉쇄하고 구민들을 외면하고 있다"며 "지금은 7~8곳만 철거한다고 하지만 조만간 노점상 전체를 철거해 우리의 생계를 위협할 것"이라고 항변했다.
 
노점상인들과 연합회는 이날 4시간가량 동구청 앞에서 농성한 뒤 철수했다.
 
이들은 다음 달 17일에도 대규모 집회로 투쟁 강도를 높여갈 예정이다.
 
그러나 동구는 노점상인들이 자진철거를 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까지 예고하는 등 강경한 자세다.
 
동구 관계자는 "한차례 계고장을 보냈고, 두번째 계고장에도 노점상인들이 자진철거하지 않으면 다음달 중으로 행정대집행을 진행할 것"이라며 "현 노점상 위치는 허가나 자릿세를 낸 곳이 아니며, 구민 편의를 위해 철거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