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청, '노점실명제' 불만 터뜨린 노점상에 보복단속 논란
노점매대 교체하며 언론에 불만 제보한 노점상 표적 단속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7.12.12 08:11

노점매대 교체 중에 발생한 불만을 언론에 제보했다는 이유로 서울 중구청(구청장 최창식)이 해당 노점상에 대해 보복단속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구청은 불법노점문제를 해결하고 단속과 재영업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 ‘노점실명제’를 추진하며 노점매대를 교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남대문시장의 노점매대를 통일된 디자인으로 바꾸는 중이다.

중구청에서 새롭게 교체한 노점 매대 @시장경제

문제의 발단은 매대 교체 사업을 추진하던 중구청이 ‘에이이프로젝트’(이하 AE)라는 회사에 제작을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노점매대 제작경험이 전혀 없고 재정상태도 빈약한 업체에 제작을 의뢰해 노점상의 불만이 폭주하기 시작한 것. 가격이 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노점매대 특성도 모르는 무경험 업체에 제작을 의뢰해 납품이 제 때 이뤄지지 않았고, 사용하기 불편해 노점상들이 추가비용을 들여 별도제작 하거나 아예 쓰지도 않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본지 11월30일자 보도 [단독]불공정 계약에 갑질까지… 노점상 울리는 중구청 '노점실명제'

이에 불만을 품은 한 노점상이 본지에 제보를 했고 본지가 이를 기사화하자 중구청은 취재에 협조한 노점상을 상대로 보복성 단속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업체에 대한 중구청의 매대작업 지시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이미 설계된 매대 디자인에 대해 설계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다반사였고 심지어 매대제작 도중에도 설계변경을 요구했다. 

중구청의 잦은 설계변경 요청으로 매대 제작기일은 늦춰질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 계약서상 납품 마감일인 6월 20일까지 매대공급은 한 대도 이뤄지지 않았다. 미소금융 등에서 400~500만원 대출까지 받은 노점상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한 노점상은 "중구청의 어처구니없는 제작업체 선정과 갑질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며 말했다.
어묵 판매 상인의 매대에는 본지와 인터뷰 했다는 이유로 강제수거 예고통지서가 붙어 있었다. @시장경제

중구청의 위탁을 받아 노점매대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고 있는 김모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기사로 인해 중구청에 난리가 났고 남대문외곽 노점상을 단속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중구청 지시에 따른 노점단속"이라고 시인했다. 

이와 관련 중구청측은 "보복단속이 아니고 해당 노점상이 구청업무에 협조하지 않아 이뤄진 단속"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남대문 외곽에서 단속을 당한 노점상은 중구청에 가장 많은 불만을 쏟아낸 어묵장사 한 명 뿐이었다.
중구청에서 발부한 '노상적치물 강제정비 예고통지서' @시장경제

제작업체인 AE 또한 이 사업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어 하청업체에 제작비용마저 지불하지 못 하는 일이 발생했다. 제작비를 못 받은 하청업체는 매대 납품을 미뤘고 노점상 3명은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지불해 놓고 아직도 매대를 못 받고 있다.

중구청의 노점실명제는 지난 11월 서울시의 ‘행정혁신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서울시는 새로운 노점문화를 형성하며 상인과 노점상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상생발전을 유도해냈다는 데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전국 노점문화의 롤모델이 되었으며 쾌적한 보행환경으로 쇼핑관광의 경쟁력을 키우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흥수 기자  hskim@meconomynews.com